[독서메모] 법륜 스님의 반야심경 강의

♣ 존재의 참모습을 알면 괴로움이 없어진다
그러니 '나'를 고집할 것이 없습니다. 이것이 무아입니다. '나'라고 고집할 것이 없으니 '내 것'이라고 고집할 것도 당연히 없습니다. 이것이 무소유입니다. 또 사람의 의견은 서로 다를 뿐이지 옳고 그른 것이 없으니 내 의견이 옳다고 고집할 것도 없습니다. 이것이 무아집입니다. '나'라 할 것이 없다는 무아, '내 것'이라 할 것도 없다는 무소유, '내가 옳다'고 할 것이 없다는 무아집의 세 가지를 통틀어 무아라고 말합니다. '나다, 내 것이다, 내가 옳다'고 고집하는 마음이 중생의 무지입니다. 모든 집착의 병은 여기에서 비롯됩니다. 탐욕도 성냄도 이것에서 나옵니다.
지금 우리는 공기가 있어 숨 쉬고 있습니다. 이 공기가 내 것이라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내 코에 들어온 공기라도 내 것이라 하지 않습니다. 금방 내 코에 들어온 공기가 저 사람 코에 들어갔다고 해서 내 것 내놓으라 다투지는 않습니다. 이 세상 천하 만물은 이처럼 그 누구의 것도 아닙니다. 다만 지금 필요한 사람이 사용할 따름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늘 내 것이라 고집하고 움켜쥡니다.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은 다 제각기 서로 다를 뿐 옳고 그름이란 없습니다. 생각이 다르고 의견이 다르고 취미가 다르고 견해가 다르고 사상이 다르고 종교가 다르고 민족이 다르고 피부 빛깔이 다르고 남녀가 다를 따름인데, 우리는 그걸 가지고 누구는 옳고 누구는 그르다, 높고 낮다, 우월하고 열등하다고 구별하며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이 온갖 갈등의 원인이 됩니다.
제법실상諸法實相이 무상無常과 무아無我임을 확연히 알면 괴로워할 일이 없고, 그것을 모르면 행하는 온갖 일이 다 괴로움이 됩니다. 부처님께서 "중생은 죄가 있어 괴로움을 받는 것이 아니다. 무지로 인해 스스로 괴로워하는 것이다. 이것을 깨달으면 누구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중생은 일체개고一切皆苦요, 깨달은 이는 열반적정涅槃寂靜인 것입니다.
<Lumi>
● 제법실상諸法實相(모두 제, 법 법, 열매 실, 서로 상)
● 무상無常(없을 무, 항상 상)과 무아 無我(없을 무, 나 아)
● 일체개고一切皆苦(한 일, 온통 체, 다 개, 괴로울 고)
● 열반적정涅槃寂靜(개흙 열, 쟁반 반, 고요할 적, 고요할 정)
- 개흙(갯바닥이나 늪 바닥에 있는 거무스름하고 미끈미끈한 고운 흙), 진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