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요한 것은 <엘렌 바스>
삶을 사랑하는 것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을 때에도,
소중히 쥐고 있던 모든 것이
불탄 종이처럼 손에서 바스러지고
그 타고 남은 재로 목이 멜지라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당신과 함께 앉아서
그 열대의 더위로 숨 막히게 하고
공기의 물처럼 무겁게 해
폐보다는 아가미로 숨 쉬는 것이
더 나을 때에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마치 당신의 몸의 일부인 양
당신을 무겁게 할 때에도,
아니, 그 이상으로 슬픔의 비대한 몸집이
당신을 내리누를 때
내 한 몸으로 이것을 어떻게 견뎌 내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당신은 두 손으로 얼굴을 움켜쥐듯
삶을 부여잡고
매력적인 미소도, 매혹적인 눈빛도 없는
그저 평범한 그 얼굴에게 말한다.
그래, 너를 받아들일 거야.
너를 다시 사랑할 거야.
♣ 마지막 조각 글 <레이먼드 카버>
그럼에도 너는
이 생에서 네가 얻고자 하는 것을 얻었는가?
그렇다.
무엇을 원했는가?
나 자신을 사랑받는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
이 지상에서 내가 사랑받는 존재라고 느끼는 것.
<Lumi>
사랑하고 사랑받는 도깨비 신부 여기 잠들다.
-드라마 도깨비에서